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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의 생각

AI 시대의 개발업계는 어쩌면 카메라가 등장한 미술계랑 다르지 않다.

sm_amoled 2026. 7. 18. 16:02

생각의 발단

오늘 헬스장에서 평소에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인 그로스존에서 어제 올라온 영상을 보면서 천국의 계단을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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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8IZkHDYy9g8?si=IwCCQwYDLHZNPh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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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인터뷰 대상인 작가님이 “브랜딩이 지향하는 방향이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있다”며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게 영상의 주된 요지였다. 근데 이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미술의 흐름은 사진기가 나오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는 말을 던지며 사례들은 언급한다. 육수를 뻘뻘 흘리면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이 사진기가 가져온 미술사에서의 격동의 변화가 개발계의 AI 가 가져오는 큰 흐름의 변화랑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갔는데도 이 토픽에 대한 생각이 자꾸 드는게, 한 번 생각을 정리해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다가 귀찮으면 폐기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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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의 파급력

내가 직접 경험을 한 건 아니지만 단순히 짐작만 해봐도 사진기의 등장이 회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사진기의 등장 그 이전에는 “대상을 정말 똑같이 따라그리기”가 개인의 기술력이었다. 다만 이걸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잘 해주는 사진기라는 도구가 등장하면서 똑같이 그려내는 것만으로는 기술을 인정받기가 어려워졌다. 어쩌면 그 사람들도 그림을 통해서 현실을 재현하고 기록하는 기술을 평생을 받쳐 연습했을 텐데, 갈고닦은 기술력이 한 순간에 카메라에 대체될 줄 몰랐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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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그림에 담긴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탐구하고 질문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내가 인지한 그 느낌을 표현한다거나, 개념이나 관념을 표현한다거나. 그러면서 그림에 해석의 여지를 남겨주는 방식이 등장한다. 단순히 현실을 재현하는게 아니라, 현실을 표현하면서 관객에게 “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냐”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서 관객이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면서 작품이 완성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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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질문을 던지는 지점에서 현대미술로 향하는 미술사가 시작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흐나 모네의 그림도 결국 “너는 세상을 어떻게 느끼는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각자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들고, 이게 작품들을 더 가치있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방향으로 점차 나아가다가 2D 그림에서 3D나 움직임, 행위나 퍼포먼스로 형식을 확장해나가고, 작품 속에서 “시각적인 쾌감”의 비중을 줄이고 “관객 고유의 답변”의 영역을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해온게 지금의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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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혹시 AI 이야기 아니야?

이 이야기를 듣다가 미술에서의 카메라의 등장이 현재 개발 업계에 AI의 등장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생각에 멈칫했다.

  • 정교하게 현실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이 기술력인 세상이 있었다.
  • 카메라는 대상을 찍기만 하면 누구나 대상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사진으로 순식간에 뽑아준다.
  • 똑같이 그리는 것은 카메라에 완전히 대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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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은 AI 의 메타포처럼 느껴졌다.

  • 정교하게 로직을 코드로 구현하는 것이 기술력인 세상이 있었다. (불과 3년 전)
  • AI 는 프롬프트를 넣기만 하면 초등학생도 실행 가능한 코드를 순식간에 뽑아준다. (지금)
  • (그렇다면) 로직을 구현하는건 AI에 완전히 대체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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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설계나 이런 부분들은 AI 가 아직은 잘 못한다고 말한다. 그치만 결국 설계라는 것도 사람이 지금까지의 경험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들, 현재 문제 상황을 기반으로 최적의 구조를 고안하는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 널려있는 지식들(지식과 경험) 사이에서 여러 파라미터 값 (현재 문제 상황)을 기반으로 Best Practice를 찾아내는 것이 AI 로 완전히 불가능하리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는다. 이전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서 설계하는게 아니라면 AI 가 이런 설계도 충분히 잘 해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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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개발자들이 하는 고민도 과거의 화가들이 했던 고민과 동일할 것 같다.

  • 카메라가 현실을 정확하게 기록 == AI 가 코드를 정확하게 구현
  • 초기 카메라가 화질이 구려서 그래도 실력있는 화가들은 살아남았음 == 지금의 AI가 성능이 구려서 다행히 시니어 개발자들은 살아남았음
  • 실력 없는 화가들은 카메라에 대체됨 == 취준, 주니어 개발자들은 AI에 대체됨
  • 카메라가 발전할수록 회화는 계속 압박당함 == AI가 발전할수록 개발자는 계속 압박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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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AI 시대의 개발자들이 고민해야하는건 뭐지?

개발자가 고민해야 하는 방향성이 무엇일지에 시선이 갔다. 어쩌면 훌륭한 레퍼런스가 있다는게 감사할 따름. 이것들을 좀 찾아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 카메라에 대체된 화가들은 어떤 고민들을 했고,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 스탠스가 변했을까? (= AI 시대의 나는 어떤 고민을 하고 행동해야할까?)
  • 카메라를 잘 쓰는 지금의 사진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있나? (= AI 시대가 찾아왔을 때 변화된 직업은 어떤 모습일까?)
  •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사례는 어떤게 있을까?
  • 미술에서의 화가들의 고민과 대응이 개발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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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해 빠르게 찾아보려고 나도 지금 AI를 쓰고있다. 내 손으로 AI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사실이 참 무섭다… 어림없지, 무료 계정으로 매일매일 한도까지 토큰 써서 서비스 운영 비용을 늘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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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대체된 화가들은 어떤 고민들을 했나

시간에 따라 이런 흐름이 있었다고 한다. AI 시대의 도구는 발전 속도가 카메라보다 훨씬 빠르니 아마 더 폭풍처럼 몰아치지 않을까 싶다.

  1. 1840~1860년대 : 거부와 공포
    • “그건 미술이 아니다“ 라는 주장. 사진에는 창의성이 없고 영혼이 없다는 주장.
    • 초상화 화가들이 실직함. 정통 미술 기관들은 사진 출품을 금지하며 명확히 선을 그음.
    • 이거 “AI 딸깍 코딩, 바이브 코딩은 진정한 개발이 아니다” 라는 말이랑 똑같은 것 같다 ㅋㅋㅋ. 빅테크 개발자들의 실직도 이어지고 있고, 여러 오픈소스에서는 AI 로 만든 코드의 PR을 금지하고 있는게 똑같은 것 같은데?
  2. 1860~1880년대 : 자기반성과 회의
    • 남아있는 화가들은 “우리의 역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질문
    • 극사실주의 작가의 등장 + 반대로 현실이 다른 대상을 표현하는 작가의 등장
    • 이게 지금의 개발 시장의 상태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아직 AI 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최적화 코드 구현력을 갖추거나 AI 가 아직 못하는 구조 설계 등을 개발자들이 목표로 함
  3. 1870-1890년대 : 깨달음과 방향 전환
    • 카메라가 못하는 것을 발견 : 시간의 흐름에서 변하는 빛을 그림에 담기
    • 주관성의 발견 : 내가 보는 세상, 내 감정의 색깔을 그림에서 표현하기 시작
    • →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로 문제가 바뀜 (철학이 담기기 시작)
    • 개발계에서는 아직 이 next 깨달음에 대해서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 관점에서의 다음 step 이 무엇일지가 너무 궁금하다. 세상은 어떤 답을 내놓게 될까. 그리고 나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4. 1890-1920년대 : 새로운 정체성
    • 그림의 대상보다는 그림의 본질인 색과 형태에 집중 (추상주의)
    • 객관적인 표현보다는 주관적인 ‘내가 보는 방식’ 강조 (입체주의)
    • 감정과 아이디어 같은 실존하지 않는 대상의 표현 (초현실주의)
    • 만약 이 지경까지 간다면 개발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집히는 무언가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꼭 개발을 코드로 쳐야해? 라는 질문과 함께 엔터프라이즈급의 블럭코딩 도구가 나온다거나.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한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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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개발에는 00주의가 온다

내가 고민해본건 그냥 블럭코딩의 세계가 온다는 거였는데, 클로드한테 던지니깐 아이디어가 개웃김 ㅋㅋㅋ

  • 코드의 본질은 로직이지 문법이 아니다
    • 시스템 설계 다이어그램, 아키텍처 다이어그램, 상태 머신 같은걸로 논리를 모두 세우고, 이걸 AI 가 각 플랫폼에 맞는 언어와 문법으로 구현만 옮기는 시대가 올 것이다!
  • 기존 규칙에 대한 파괴
    • 클래스가 진짜 최선인가? 파일 단위로, 함수 단위로 생각하는게 진짜 최선인가?
    • 이런 것들을 다 깨부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수 있다.
  • 기타 쓰레기같은 신박한 의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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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진짜로 UML 같은 도구로 설계만 하고 이걸 MCP로 가져다 꽂으면 완벽하게 구현해주는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아씨 저거 공부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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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뭘 해야하지

그렇다면 나는 Next Step 을 위해서 어떤걸 준비해야할까. 과연 개발자의 미래는 어떤 식으로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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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이 발견한 것처럼 “주관성”을 코드에 담을 수는 없다고 본다. 이… 논리 가득한 코드를 심미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것도 별 의미가 없는거고.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한 코드? 그런게 있으면 안되는거 아닌가.

이게 근데 내 사고의 틀일수도 있다. 컴파일러나 머신마다 다르게 해석 가능한 코드라는 패러다임이 언젠가 찾아올 수도 있는거잖아? 미치겠네 진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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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는 이 고민에 대해서 요런 답변을 남겨줬다.

  • 코드에 시간을 담기, 그런데 미래를 바라보는
    • (지금의) AI 는 주어진 스펙을 딱 만족하는 구현을 뱉음.
    • 요구사항의 변화, 조직의 변화, 팀원 교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의 설계는 개발자의 몫임.
    • ⇒ 근데 결국 이 구조도 Best Practice 가 있다면 AI 에 잡아먹히지 않을까…?
  • 책임은 사람이 져야함
    • AI 가 아무리 코드를 잘 싸지른다고 해도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사람이 져야함.
    • 그렇기에 AI 의 코드를 검증하는 능력은 새로운 전문성이 될 수 있다.
    • ⇒ 사실 이것도 공감이 좀 안된다. 전기차 자율주행이 이제 상용화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자율주행이 오작동할 때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운전자의 가치라고 말하는걸 사람들이 받아들일까? 오작동을 하면 운전자가 아니라 테슬라같은 개발사가 이걸 책임지라고 말하지 않을까. 어쩌면 나중에 AI 회사들에게 오작동의 책임을 일부 전가하게 되는 미래가 올 지도. (나는 정확하게 설계문서 써서 넣었는데 왜 클로드가 이 요구사항 반영을 안했냐, 앤트로픽이 책임져라)
  • 암묵지를 파악하기
    • 인상주의 화가가 “빛이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사진이 담지못하는 영역을 표현하듯이, 조직이 가지고 있는 레거시 시스템이나 사내 정치, HW의 특이한 버그 로그 같은 AI가 파악하지 못하는 “맥락”을 개발에 반영하기.
    • ⇒ 이게 제일 말이 되는 내용인 것 같다. 그런데 AI 가 못잡는 (데이터로 표현이 안되는) 암묵지를 어떻게 표현하냐는거지. 심지어 나중에는 AI 를 기반으로 구성된 조직이 생기게 될텐데, 그런 곳에서도 암묵지가 존재할까?
  • 질문 던지기
    • 화가가 단순히 “대상을 그리기”에서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한 단계 층위를 올라갔듯이, 개발자도 구현에서 한 단계 올라가야한다.
    • AI 는 아직 “입력된 문제 정의 자체가 옳은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못한다. “왜 이걸 구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개발자, 문제 설계자의 몫이다.
    • ⇒ AI가 발전하더라도 5년 내에 이걸 못할까? 이 고민을 하도록 프롬프트를 내부에 심는게 어려운 일일까? 문제를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이게 어느 수준의 문제에 대한 고민인건지, 내가 따라잡힐 수준으로 발전하지 않을지가 걱정된다.
  • 하드웨어의 영역
    • 회화의 정체성은 손으로 그린 붓질의 물성이다. 고흐의 두꺼운 붓질 같은거.
    • 개발에서의 “물성”은 작성된 소프트웨어가 돌아가는 하드웨어. 여기는 AI 가 아직은 완전하게 학습하지 못한 영역임.
    • ⇒ 사실 나는 이걸 보고 임베디드 개발의 세계로 들어왔다. 완전한 소프트웨어 세계보다는 대체될 때 까지의 시간이 좀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생각할 때 하드웨어도 결국에는 시뮬레이션 환경이라는게 있다보니, 정말 ‘시간을 벌었다’ 정도로만 생각을 해야하지 안주하면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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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액션

대—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하나. 지금 드는 생각은 이거다

  • 언어와 문법은 이제 몰라도 된다. 설계외 논리력으로 무장해야함
  • 메인 언어와 내가 쓰는 도메인에 대해서는 AI 코드를 검증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함
  • 조직, 비즈니스 내에 있는 암묵지를 찾아내고 표현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어야함
  • 한 발 뒤에서, 한 층 위에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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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토픽이라 찾아보는 과정은 재밌었는데, 돌아돌아 결국에는 당연하게 알고있던 지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 흠…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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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얼른 추상주의나 입체주의, 다다이즘같은 지금의 패러다임을 깨트리는 무언가가 등장했으면 좋겠다. 뭐랄까, 객체지향 패러다임이나 스크립트 언어가 처음 도입되는 느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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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은 답이 없는 문제니깐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면서 살아가겠지.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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